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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네가 나를 보았다.

비 내린 기차역 플랫폼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낭만 따위 하나도 없는 세상이다. 별똥별에 소원 빌기엔 밤하늘이 광해로 밝아 보이지도 않으며 소라껍질에 귀 기울여봤자 들려오는 건 파도소리가 아니다. 좋아하는 것보다 잘하는 걸 하며 어릴 적 꿈꿨던 진로는 자라나며 남들 따라 안정적인 것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그리고 넌 나를 낭만을 좇는 낭만주의자라 불렀다.

네가 나를 낭만주의자라 부르는 이유는 모르겠다. 네가 낭만적이라 칭하는 내 모든 선택은 합리적이었고 논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나는 언제나 계산해 가장 확률 높은 슈팅을 던졌다. 농구를 선택한 건 내가 평생 사랑하며 노력할 수 있어서였고 전학을 선택한 건 가장 주전으로 경력을 쌓을 확률이 높아서였다. 누군가에게 고백할 때 장미꽃을 주면 좋겠다 생각한 건 그게 상대에게 어울릴 것 같아서이고 잘 보이지도 않는 밤바다가 아무래도 좋다 생각한 건 옆에 네가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나의 논리고 이성적인 근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삼백이십 킬로미터를 너는 단지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왔다고 했다. 똑같은 삼백이십 킬로미터를 같은 이유로 오른다. 너에게 닿는 가장 확률 높은 슈팅인지는 모르겠다. 너는 내게 들어가지 않아도 계속 던지는 슈팅이다. 성공시키리란 확신이 없는 유일한 클러치 샷이다. 너에 관해 확실한 건 그렇게 확률 낮고 불확실하단 사실밖에 없다. 그럼에도 나는 네게 다가간다. 네가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게 다다. 내게는 논리적인 이유다.

“지서우.”

그러나 그게 너의 낭만이라면.

“보고 싶어서. 그래서 왔어.”

그런 너는 나의 낭만이겠다.

♫ Dive with You - Seori